텅 빈 바다18 남획할 자유를 허(許) 하라? 수산업계에서는 최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립니다. 기업형 어업인 '쌍끌이' 어업을 영위하는 한 어업인의 주장이 가장 재밌습니다. 그는 쌍끌이 어선을 경영하면서 어업인들이 수산자원을 보호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이 사람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업을 하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 대학교수의 주장을 접하고 무릎을 탁 쳤다고 합니다. 물고기 자원이 무한하다는 생각을 과학으로 증명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말이죠. 다행스럽게도 그의 주장은 그가 속한 집단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가 속한 일선 수협에서도 자신이 그런 주장을 하자 조합의 임원과 직원들 대다수가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봤다고 하니 말이죠. 이런 사진들을 사람들이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어업인들이 아무리 남획을 해도 .. 2022. 9. 17. 통계로 보는 수산업 (11) 물고기 5톤으로 광어 1톤 생산하는 양식업 양식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기대치가 매우 높습니다. 저명한 미래학자들도 양식산업이 향후 유망한 산업일거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어류 양식업을 보면 이같은 전망과는 사뭇 다른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류양식업 생산량을 살펴보면 2006년 9만1002톤에서 지난해 8만8856톤으로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이는 생산측면의 문제점과 수요측면의 문제가 공존하기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생산측면에서는 경험에 의존해서 이뤄지는 관행적인 양식업을 탈피하지 못하고 소비시장 역시 횟감용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목됩니다. 수요의 측면에서는 노르웨이나 칠레에서 들어오는 양식연어에 횟감시장을 많은 부분 잠식당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손꼽히죠. 이 양식업의 전망에 대한 문제에서 .. 2022. 9. 17. 통계로 보는 수산업 (10) 2022년도 어선 척당 수산물 생산량은? 정부가 2000년 경 부터 어선감척사업을 시작하면서 연근해어선 척수는 매년 감소세에 있습니다. 기존 어선들은 감척사업을 통해 줄여나가고 신규 어업허가를 내주지 않는 형태로 어선의 수를 줄여온 것이죠. 이처럼 어선을 줄이게 된 것은 크게 두가지의 원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유엔해양법의 발효입니다. 1994년 11월 16일 유엔해양법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는 2000년 전후로 중국, 일본과 어업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어선들의 조업면적은 과거에 비해 조업어장이 약 23% 가량 축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어장이 좁아졌지만 어선이 줄지 않다보니 국내 어선들이 바다에 가하는 어획압력이 훨씬 높아지게 됐습니다. 두 번째는 수산자원의 감소입니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1986년 172만5820톤.. 2022. 9. 16. 통계로 보는 수산업 (9) 내국인선원의 빈자리 메우는 외국인선원 EBS극한직업에는 어업의 사례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말 그대로 '극한' 직업이기에 많이 나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업은 왜 극한직업의 단골출연자가 됐을까요? 이는 어업이 시대상에 맞게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옛날 옷을 그대로 입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선어업은 3D직업을 넘어 4D직업이라고요. 보통 3D직업은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어려운(Difficult)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어선어업은 3D에 더해 원격성(Distance)이 더해져 사람들이 더 꺼리고 있다는 것이죠. 원양어선에 승선했던 경력이 있는 해양수산부의 한 공직자는 어선원들이 스스로를 일컬어 선원이 아니라 '뱃놈'이라고 부른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기사.. 2022. 9. 14. 통계로 보는 수산업 (8) 노인만 남는 어촌 지방소멸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간 의료기술의 발달 등에 따른 고령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출산율이 낮아지더라도 인구는 늘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났습니다. 사실 어촌에서 인구의 데드크로스는 큰 일이 아닙니다. 어가인구는 오래전부터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었으니까요. 우리나라 어가인구는 2003년 21만2104명에서 꾸준히 감소해오다 2020년에 9만7062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어가인구 10만명이 무너졌습니다. 반면 어가인구의 급격한 감소에도 만 65세 이상 고령어가인구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2003년 3만3802명이던 65세 이상 고령어가인구는 어가인구의 감소에도 감소하.. 2022. 9. 12. 한국형 MSC인증을 만들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도 지속가능어업인증을 받은 수산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장물산에서는 미역으로 MSC-ASC인증을 받았고 덕화푸드는 명란 제품에 MSC인증을 부착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원양기업인 동원산업도 MSC인증을 받았으며 대형마트에서도 이제 간간히 MSC인증을 받은 수산물을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MSC인증을 대신할 수 있는 이른바 '한국형 MSC'인증을 만들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MSC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MSC인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외국기업을 돕는다'라는 얘기입니다. 이는 사실 MSC인증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지적일것입니다. MSC는 기업이 아니라 다국적 비영리단체입니다. 수익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 2022. 9. 11. 통계로 보는 수산업 (7) 수산물은 전부 수협을 통해 팔아야할까? 수산업계에서는 해묵은 논쟁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수산물 강제상장제'라고도 부르는 의무위판제도입니다. 통상적으로 지역의 이름을 딴 이른바 '지구별 수협'에서는 대부분 '위판장'이라고 하는 수산물 양륙·경매장소가 있습니다. 위탁판매를 하는 장소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른 곳이죠. 수협에서 조합원이 생산한 수산물을 위탁판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보통 낙찰금액의 4~5%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가기때문에 일선 수협의 수익에도 큰 기여를 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위판사업을 두고서는 말이 참 많습니다. 일부 수협 조합장들은 수산자원관리와 정확한 수산물 생산통계 집계를 위해 위판을 의무화해야한다고 주장하고, 현장에 있는 어업인들은 수협이 어업인이 생산한 모든 수산물을 처리해주지도 못하는.. 2022. 9. 7. 통계로 보는 수산업 (6) 늘어나는 노후 FRP어선,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배는 어떤 소재로 만들어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박들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금속소재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맞습니다. 화물선이나 대형여객선 등 대형선박들은 대부분 금속소재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조선소를 떠올릴때 용접공을 먼저 떠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어선은 조금 다릅니다. 바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든 선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과거 우리나라의 어선은 대부분 목선이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선질개량사업'을 통해 목선이 줄어들고 FRP어선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통계를 보면 1992년에 전체 어선 7만6825척 중 FRP소재로 만들어진 어선은 1만1185척으로 전체 어선척수의 15.44%만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FRP어선은 빠.. 2022. 9. 6. 통계로 보는 수산업 (5) 수산자원 남획은 그저 신화일까? 수산업계에서는 최근 수산자원이 남획되지 않았다는 말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한 국립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륙붕 면적을 감안할때 연근해어업의 적정 생산량은 400만톤 수준이기에 2016년 이후 이어지는 100만톤 이하의 어획실적은 모두 잘못된 정부의 정책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남획'은 그저 신화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남획은 신화에 불과할까요? 전 그 의견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연근해어선의 단위노력당어획량(CPUE)은 매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단위노력당어획량은 전체 어획량을 어획노력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어업을 하기 위해 투입된 자원에 대비한 어획량이라고 보면 됩니다. 과거에는 10의 자원을 써서 18을 어획했었다면, 지금은 10의 자원을 써서 6도.. 2022. 9. 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