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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바다

통계로 보는 수산업 (9) 내국인선원의 빈자리 메우는 외국인선원

by IsKra3181 2022. 9. 14.

EBS극한직업에는 어업의 사례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말 그대로 '극한' 직업이기에 많이 나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업은 왜 극한직업의 단골출연자가 됐을까요? 이는 어업이 시대상에 맞게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옛날 옷을 그대로 입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선어업은 3D직업을 넘어 4D직업이라고요. 보통 3D직업은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어려운(Difficult)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어선어업은 3D에 더해 원격성(Distance)이 더해져 사람들이 더 꺼리고 있다는 것이죠. 원양어선에 승선했던 경력이 있는 해양수산부의 한 공직자는 어선원들이 스스로를 일컬어 선원이 아니라 '뱃놈'이라고 부른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기사 자격을 갖춘 선원들도 어선을 꺼려하고 있으며 부원 역시 구하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내국인들이 어선원이 되는 것을 기피하면서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외국인 선원이었습니다.

이 자료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한국선원통계 자료입니다. 2000년 2%에 불과했던 연근해어선의 외국인선원 비율은 2019~2020년 42%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40%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국인 선원의 송입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줄어든 것일 뿐 실질적으로 어업현장에서는 외국인선원 구인난이 매우 심각합니다. 원양어선은 2000년 전체 선원의 49%가 외국인선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79%로 30%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간부선원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인력이 외국인선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외국인선원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원들이 계속 고령화되고 있지만 신규로 유입되는 선원들은 거의없습니다. 어선에 승선할 수 있는 전국의 각 해양과학고의 어업전공이나 기관전공 역시 줄어들고 있습니다. 포항해양과학고에서 교사로 재직하셨던 선생님이 취합한 자료를 보면 2018년 전국 해양과학고에서 어업이나 기관을 전공한 재학생은 387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298명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해양과학고 졸업생이라 하더라도 연근해어업에 승선하는 학생들의 승선비율이 높지는 않습니다. 

식량산업인 수산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인력문제에 대한 대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결국 그 대안은 '기술'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선의 척수를 줄이되 규모를 키워 모든 작업이 기계화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다만 수산자원관리를 위해 각 어선은 허용된 어획량 범위 내에서 어획을 하도록 해야하겠죠. 

연도별 외국인선원 비율.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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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로드한 자료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자료를 가공한 것으로 필요하신분은 가져다가 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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