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의 산업이 처한 상황을 살펴볼 때 가장 손쉬운 접근법은 바로 통계이고, 그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은 국가가 제공하는 것입니다. 물론 통계의 신뢰성을 두고 많은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지표를 사용해야한다면 국가가 조사한 통계를 이용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사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index/index.do)에 가면 국가에서 생산하는 통계를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숙련도가 조금 필요합니다.
각설하고, 수산업과 관련한 통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마도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되는 수산물 생산통계일겁니다. 현재 국가통계포털에서는 1970년부터 2020년까지의 통계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제가 국가통계포털에서 다운받아 만든 그래프입니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양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연도별로 증감을 반복하기는 전체 수산물 생산량은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파란색의 일반해면 어업 생산량이 우하향하는 반면 빨간색인 천해양식어업의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유심히 봐야하는 것은,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산물의 생산이 충분히 늘었는지 입니다. 사실 이 그래프만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생산량이 늘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산물 역시 생산량이 늘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이럴때는 그래프가 급격한 커브를 보이는 시점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남 완도군을 중심으로 전복 양식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보급됐고 소비자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전복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갑자기 전복 양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수산물 생산량의 비약적인 증가의 배경에 바로 전복양식이 있기 때문이죠. 전복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주로 미역과 다시마를 먹고 자랍니다. 전복 1kg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약 15kg의 미역과 다시마가 필요하죠. 전복을 키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미역과 다시마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이는 통계상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래프를 보면 미역류와 다시마류의 합계생산량이 2002~2004년경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2020년 기준 연근해의 수산물 생산량이 320만톤 가량을 기록했는데 같은해에 미역과 다시마의 생산량은 117만톤에 달합니다. 전체 생산량의 36% 가량을 미역과 다시마가 차지한겁니다.
이같은 생산량 그래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단지 수산물 생산량이 늘었다는 '양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먹는 수산물이라는 '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통계를 보기 시작한다면 기존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실 수 있게 됩니다. 이 포스팅에 이용된 통계는 첨부파일로 첨부했습니다. 국가통계포털에서 받은 것이고 엑셀의 메타정보에서 세부사항을 확인하시고 이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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