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Single Lens Reflex

카메라 살때 무엇을 고민해야할까?

IsKra3181 2021. 5. 22. 09:27

휴대전화의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개선되면서 카메라를 따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습니다. 일부 덕후(?) 내지는 직업상 사용하는 사람들만 사는 느낌이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어떤 카메라를 살지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휴대전화로는 사진찍는 행위의 즐거움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사진이 취미인터라 지인들은 제게 어떤 카메라를 사야할지 종종 물어봅니다. 저도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수준이라 누군가를 가르쳐 줄 수준은 아니지만, 카메라를 살때 먼저 하나는 고민하라고 합니다. 카메라가 '갖고 싶은 것'인지 '필요한 것'인지요.

단순히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할 때는 사용처가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캐논 카메라입니다. 캐논은 사람의 피부톤이 타 제조사에 비해 투명하게 묘사되는터라 선호도가 높습니다. 물론 이것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저는 DSLR인 캐논의 1D X MarkII와 캐논의 미러리스인 M6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캐논의 카메라는 니콘에 비해 튼튼한 느낌도 덜하고, '핀'이라고 부르는 초점 역시 '구라핀'으로 악명이 높을 안맞을 때가 많습니다. (물론 1D X와 같은 플래그십 카메라는 예외일 겁니다.) 소니에 비해서는 기계적인 성능 측면에서 많이 밀립니다. 그래도 캐논을 쓰는 것은 캐논의 자체 설정인 픽쳐스타일만으로도 훌륭한 느낌의 결과물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카메라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는 게 있습니다. 과연 내가 이 카메라를 들고 다닐 수 있을 것인가? 하구요. 처음 카메라를 구매하시려고 하는 분이라면 특히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카메라를 사게 되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것과 별개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라갑니다. 보통 흔히들 사용하는 보급형 카메라들은 크기는 작아 휴대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성이 가장 뛰어난 카메라를 하나씩 손에 들고 다닙니다.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이 때문에 렌즈교환식이든, 일체형이든 경량형의 보급형 카메라가 빛을 발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지인들에 저에게 휴대성이 좋도록 작은 크기의 보급형 카메라를 고민하면서 어떤걸 살지 물어보면 전 '스마트폰을 최신형으로 바꾸라'고 권합니다. 요즘 나오는 최신 스마트폰들은 카메라 성능이 매우 뛰어납니다. 물론 순간적인 포착 능력 등에 있어서는 카메라보다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그걸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고성능의 카메라를 보유한 사람들일겁니다.

 

또다른 질문은 브이로그나 개인방송용입니다. 제 친구녀석도 유튜브 영상제작을 위해 카메라를 사고 싶다며 카메라를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답역시 '스마트폰을 최신형으로 바꿔'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할 경우 결과물이 조금은 더 나을겁니다. 하지만 카메라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개인방송을 시작한다는 이유로 카메라부터 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스마트폰으로 충분하게 촬영을 해본 후에 더 나아지고 싶을때 카메라를 사는 게 좋을 겁니다.

 

앞에 언급했던 사례들은 대부분 카메라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갖고 싶은 것'에 가깝습니다.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스마트폰의 갤러리 폴더를 열어 최근에 찍은 사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시면 '필요한 것'인지 '갖고 싶은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카메라를 살 계획이라고 하면 무엇을 추천하겠냐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전 1순위로 인스탁스와 같은 즉석카메라를 추천하고 2순위로는 리코의 GR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인스탁스 류의 즉석카메라들은 '한 장 밖에 없는 사진'을 카메라가 인화해주기에 스마트폰이 있더라도 활용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추천한 리코의 GR 시리즈는 휴대성과 필름효과가 뛰어나기때문에 추천합니다. (사실 저도 GR시리즈를 몇차례 써보긴 했지만 산 적은 없습니다.) 물론 경량형인 만큼 카메라의 기기적인 성능이 만족할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GR시리즈에서 제공하는 필름효과는 훌륭합니다. 특히 '갬성샷'에 활용되는 포지티브 필름효과의 만족도는 특히 높을 겁니다. 

 

제가 DSLR을 쓰면서 DSLR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휴대성입입니다. DSLR은 일안반사식이라는 특성상 기기 내부에 미러가 들어가게 돼 동급 미러리스 등에 비해 크고 무겁습니다.

바디 뿐만 아니라 렌즈도 문제입니다.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바디의 전자기기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렌즈의 성능입니다. 아무리 좋은 바디를 쓰더라도 싸구려 렌즈를 끼우게 되면 제 성능을 다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면 바디가 싸구려라도 좋은 렌즈를 사용한다면 아쉽지 않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다만 쓸만한 렌즈는 대부분 크고 무겁습니다. 캐논에서는 고급 렌즈 라인이 L렌즈 입니다. 렌즈의 앞쪽에 빨간테가 둘러진게 특징이죠. 제가 가진 L렌즈는 35mm, 85mm, 16-35mm, 24-70mm, 70-200mm, 28-70mm 등 6개 입니다. 이 렌즈들은 거의 1kg에 육박하는 무게입니다. 1D X MarkII 바디에 렌즈만 물려도 3~4kg의 무게가 되고, 여기에 조명인 스피드 라이트까지 끼게 되면 더욱 무거워 집니다. 별거 아닌 무게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막상 들게 된다면 보통일은 아닐겁니다. 

추천하지 않는 두번째 이유는 바로 가격입니다. 렌즈교체식 카메라는 대개 많이 비쌉니다. 바디와 렌즈를 따로 사야하고, 욕심이 생겨서 조명이나 삼각대 등을 따로 구매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돈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카메라와 렌즈를 넣고 다닐 가방까지 사면 돈이 또 들어가게 되는거죠. 

다른 이에게 DSLR을 추천하진 않지만 제가 DSLR을 쓰는 이유는 사진을 찍는 행위가 주는 즐거움과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입니다. 전 2007년 경 DSLR에 입문해서 14년 가량 됐습니다. 물론 실력도 형편 없고 후보정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비싼 장비들은 형편없는 제 실력을 어느 정도 커버하고, 후보정을 하지 않아도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줍니다. 

그런데 그냥 크고 무겁고 비싸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거죠. 물론 1D X 시리즈 처럼 플래그십을 들고 다니게 되면 주위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봐서 조금 민망하기도 합니다만, 그 결과물이 주는 만족도가 큽니다.

 

혹시 카메라를 사고 싶으시다면, 갖고 싶은것인지 필요한건지를 먼저 판단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평소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으시는 분들은 카메라를 사면 카메라 조작법 등에 익숙해져가면서 활용도를 높여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도 자주 찍지 않으시는 분들은 카메라를 사면 장롱을 꾸미는 용도에 그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