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백을 하자면, 전 불치병이 있습니다. 이른바 '장비병' 입니다. 달리기 시작한지 고작 4개월 밖에 안되는 '런린이'이지만 러닝용품은 거의 모든 것을 갖춰가는 중입니다. 이를 감안하시고, 초심자는 절대! 필요없는 장비들이 많다는 걸 알고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대표적인게 처음 올리는 가민 피닉스입니다.

가민 피닉스는 가민의 스포츠워치 중에서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모델입니다. 그래서인지 스펙이 참 화려합니다. 사용가능한 시간도 매우 긴 편이고 기능도 다양합니다. 배터리를 보면 전 주1회 정도 충전합니다. 시계모드에서는 최소한의 위치추적만 가능하도록했고 손목을 올렸을때 화면켜짐도 끈채 사용합니다. 시계를 볼때는 터치해서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봅니다. 운동모드에서는 멀티밴드 어쩌고 하는 기능까지 사용합니다. 위치추적이 최고수준이라 배터리 사용량도 많습니다. 10킬로미터를 달렸을때 배터리는 약 5~6%가 소모되는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달리기, 걷기, 자전거 타기 정도만 하는 저에게는 개발에 주석편자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가민피닉스7 시리즈는 그간 가민이 지원하지않던 터치스크린 기능도 지원합니다. 그런데, 버튼 누르는것에 익숙해지다보니 터치스크린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제가 가민을 쓰기 전에 사용해본 스마트 워치는 갤럭시 기어3와 순토9 Baro, 갤럭시 워치4 입니다. 이중 갤럭시 시리즈는 말그대로 스마트 워치이기에 운동을 기록하는데는 그리 효율적이지는 않습니다. 순토9 는 구매후 약 6개월 가량 사용하다가 결국 당근으로 방출한 비운의 스포츠워치였습니다. 불만족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갤럭시워치4가 출시되면서 그냥 당근으로 방출한 것이 정확하겠군요.
사실 제 용도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갤럭시 워치4 정도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치4에서 가민으로 넘어간 것은 배터리 수명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갤럭시 워치4는 수면측정기능이 있지만, 수면시까지 착용하면 낮에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배터리 수명이 짧습니다. 매일 충전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셈이죠. 특히 달리기 등 운동을 할 경우 심박측정과 GPS도 계속 작동을 하기에 배터리 수명이 더 짧아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핑계삼아 야심차게 가민 피닉스7X를 구매했습니다. 굳이 피닉스7X를 구매한 것은 제가 가민의 스포츠워치를 구매하려는 시점에 출시된 최신 스포츠워치이기 때문입니다.
제 피닉스7X는 순정 시계줄 대신 흰색 사제 줄로 장착해 사용중입니다. 여름이라 밝은색을 쓰고 싶다는 게 이유입니다. (사실 지름신이 올때는 이것저것 동시에 오는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피닉스7X를 지난 4달 가량 써본 후기는, 일단 크기가 매우 크고 무겁다!는 것을 얘기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갤럭시워치4는 클래식 46mm였습니다. 그런데 피닉스7X는 직경이 51mm 입니다. 엄청 큽니다. 제 손목이 가는 편이 아닌데도 도드라져보일정도로 큽니다. 무게도 무려 89그램입니다. 최근에 출시된 가민의 철인3종 전문 스포츠워치인 포러너955가 53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게가 꽤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크기가 큰 것은 장점과 단점이 교차할 수 있지만 무게가 무거운 것은 그냥 단점인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기능을 이야기해야할 것 같습니다. 가민 스포츠워치는 '가민 커넥트'라는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가 주로 쓰는 기능은 당연히 운동과 관련한 데이터 측정이 가장 기본입니다.



기본적으로 운동거리와 시간, 페이스, 심박수가 측정되고 시계 설정에서 1킬로미터 마다 페이스를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고, 평균 케이던스와 심박수가 측정되는 등 보통의 스마트워치와 비교하면 상세한 운동데이터를 측정해줍니다.

그리고 운동을 사진과 연동해서 SNS에 업로드할 수 있도록 출력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나이키 런클럽과 같은 모양인데, 전 가민 커넥트의 기능으로 운동기록을 모아놓고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기능들은 심박수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측정가능한 것들도 많습니다.

운동 측정과 함께 제가 자주 보는 것은 '바디 배터리'라는 기능입니다. 제 체력을 '배터리'로 계산해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하면 충전이 되고,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 방전이 되는 식으로 표기해줍니다. 얼마나 정확하겠어? 라며 반신반의하면서 썼었는데, 제법 신뢰할만한 수치를 보여줍니다. 보통 하루에 5~6시간 정도를 자는데, 과음한날은 8시간 이상 자도 바디배터리의 충전이 많지 않습니다. 반면 저녁을 가볍게 먹고 운동을 충분히 하고 7시간 이상 자면 바디배터리가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충전이 됩니다. 실제로 컨디션도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 같아 최근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디배터리를 보고 하루의 에너지를 배분하곤 합니다. 물론 이 기능을 쓰려면 크고 무거운 시계를 차고 자야하는데, 예전에는 시계를 차고 자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은 시계없이 자는게 뭔가 허전한듯 합니다.

세번째 기능은 수면측정입니다. 생각보다 정확하게 수면을 측정해주는 것 같은데, 다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낮잠이나 대중교통편에서 쪽잠자는 것은 자동으로 측정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 측정에서 휴식시간에는 포함시키는데 수면시간으로는 반영이 안되더군요.

네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역시 스포츠워치 답게 훈련상태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운동상태가 현상 유지 되거나 '생산적인' 정도로 알려줍니다. 휴식시간을 충분히 지키지 않는다면 '오버트레이닝'도 표기해주기에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체력회복 등 아랫단계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갑자기 운동에 대한 의지가 샘솟기도 하기에 의지박약인 저한테는 딱 맞는 기능입니다. 훈련상태도 운동부하와 최대산소섭취량(VO2최대), 열 적응 정도(고온에서 운동하면 수치가 높아집니다) 도 측정해줍니다. 이와 함께 어떤 운동을 보강해야하는 지도 알려주죠. 이런 것은 아주 유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이 끝나고 나면 체력회복에 필요한 휴식시간도 알려줍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때 부상을 당해봤기에 몸을 풀어주는 것과 휴식을 취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편인데, 여기에서도 매우 좋습니다.

또다른 기능은 런닝화의 수명을 기록하는 기능입니다. 런닝화는 통상 600~800km를 달리면 런닝화로 수명이 다한다고 합니다. 보유한 런닝화를 등록하고 운동기록에 맞춰 런닝화를 등록하면 이렇게 관리를 해줍니다. 600킬로가 넘어가면 교체를 위해 다른 운동화를 알아보면 될것 같아 수명을 800km로 등록해뒀습니다.

아읏도어활동에 최적화된 스포츠워치 답게 훈련을 지원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전 얼마전 12km를 5분29초라는 페이스로 달리면서 내년 봄에 있을 춘계마라톤 하프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가민이 제시하는 하프코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세명의 트레이너가 짠 프로그램 중 하나를 이용할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대로 훈련하면 하프코스를 달릴수 있는지 테스트해볼 생각입니다.
이 외에도 트레이닝과 관련한 인사이트를 한눈에 볼수 있는 페이지 등 다양한 기능이 있고, 야간 운동시에 사용할수 있도록 LED램프도 달려있습니다. 또한 지도에 코스를 입력해 사용할수도 있습니다. 전 그냥 발가는대로 달리는 편이라 굳이 지도기능을 활용하진 않았습니다.
총평
장점
- 뛰어난 배터리 성능
- 다양한 운동보조기능
- 편리한 운동기록관리
- 신체 컨디션 및 건강관리
- 장비관리 등 편의기능
단점
- 크고 무겁다
- 비싸다 (모델별로 100-140만원 수준)
- 떨어지는 해상도(oled패널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보면 더 안좋다)
- 순정 충전케이블이 짧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추천할만한 기기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러닝이나 자전거 타는 정도라면 피닉스보다는 최근에 출시된 포러너 255가 가볍고 저렴하기에 더 나은선택지일것 같습니다. 그런데...어차피 살거 플래그십으로 사는걸 선호하신다면 수업료 내지말고 한방에 플래그십으로 가는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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